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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시각>‘조국 딸’로 태어나지 못한 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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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타임즈 작성일19-08-26 20:47 조회2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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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범 썸랩 대표

“다시 태어나 조국의 딸이 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일제강점기 시절 이야기냐고? 아니다. 최근 20대 젊은이들과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다. 세상이 온통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문제로 떠들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화제도 조 후보자와 그의 딸 이야기였다.

20대들의 박탈감과 상실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온갖 노력을 퍼붓고, 열정을 쏟아도 현실의 어려움을 돌파할 방법이 없단다. 그런데 누구는 인턴 2주하고 논문 1저자 돼서 대학가고 장학금 받으며 승승장구한다니…. 그래서 다시 태어나면 조 후보자의 딸로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 조 후보자의 소신과 신념이 “어느 집안에서 태어났는가가 삶을 결정해 버리는 사회, 끔찍하지 않습니까”(조국, ‘진보집권플랜’)라 하더라도, 청년들은 꽃길 위 그의 딸이 마냥 부러운 것이다.

청년들의 마음이 상처로 피범벅이다. 아무리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지만, 조 후보자와 그의 딸 입시 의혹이 불거진 이후로는 더 심각해졌다. 가뜩이나 떨어질 줄 모르는 청년 실업률, 일본의 경제 보복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 등 청년들이 헤쳐나가야 할 사회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조 후보자 딸의 특혜성 의혹이 연달아 불거지니 그 상실감이야 이루 말할 수 있겠는가.

청년들은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마음을 풀어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광화문 집회 때 단상에 올라가 억울함을 토로했던 청년은 ‘수꼴(수구꼴통) 마이크를 잡았다’는 비아냥을 듣고 또 상처를 받아야 했다. 촛불집회 개최를 제안했던 고려대 졸업생은 후에 볼 변호사시험에서 보복을 당할까 봐 뜻을 내려놨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후환을 두려워해 장관 후보자 비판조차 하지 못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속절없이 흔들리는 중심에 서울대 법학 교수이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서 있다는 것 역시 아이러니하다.

청년들이 ‘쓰린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로 찾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어떤가. 조 후보자 딸의 고려대 학사 학위를 취소해 달라는 청원 2건을 비공개 조치하며 청년들의 기대를 무참히 뭉개지 않았던가. 청와대는 “해당 청원이 ‘부정입학’이라고 명시했는데,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아서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영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렇다면, 지금 올려진 국민청원 가운데 판결 전 이뤄진 의혹 제기는 모두 비공개 처리 대상이어야 했고, 아직 사실로 판명되지 않은 ‘대마도는 우리 땅’ 같은 청원은 모두 비공개됐어야 한다. 국민청원 게시판은 국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직접 설명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듣고 싶은 것만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청와대의 항변’을 국민은 얼마나 신뢰할까.

끝으로 20대 청년의 말을 하나 더 소개하며 글을 맺는다.

“화나지 않냐고요? 네, 화도 나지 않아요. 이제 다 포기했어요.”

청년들이 나라의 미래를 포기하도록 놔둘 것인가. 조국 후보자를 포기할 것인가. 그조차도 앞서 언급했던 책 ‘진보집권플랜’에서 “어떤 정치 세력이든 이들(20대)의 요구에 답하지 못한다면 집권할 가능성은 없다”고 하지 않았나.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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