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문'으로 검찰의 칼끝에 선 청와대의 기류가 수사에 적극 협력하는 쪽으로 달라지는 분위기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최 씨가 검문·검색을 받지 않고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출입기록 등의 자료를 검찰에 넘겨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있는 사항까지는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안, 경호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협조할 수 있는 사항까지는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검찰이 수사하는데 협조할 것은 당연히 해야 한다. 숨기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검찰이 원칙대로 철저히 수사해 잘못된 사람이 있으면 엄하게 처벌받고 진상이 명명백백히 규명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지난달 29일 검찰의 첫 압수수색 당시 신경전을 벌이면서 수사팀과 7시간 가까이 대치한 것과는 달라진 기류로 보인다.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규정 등에 따라 임의제출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압수수색에서 검찰이 요구하는 자료를 청와대가 다 건네주지 않아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론이 악화하자 이원종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다음 날인 30일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청와대가 검찰 수사를 방해하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비쳐서는 절대 안 된다. 수사가 엄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청와대가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한다.

청와대 태도가 협조적으로 바뀐 것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사퇴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핵심 참모 5명을 30일 오후 전격 경질한 시점을 전후해 검찰이 청와대로부터 상자 7개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와대가 야권에서 요구하는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까지 수용할지는 미지수이다. 연합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