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한국으로 송환해 수사하는 것이 정의를 구현하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외신을 통해 밝혔다. 특히 한국 금융범죄 역사상 가장 무거운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은 5일(현지시간)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의 성격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조사하는 것이 투자자들을 위해 정의를 구현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건 수사를 이끄는 단 단장은 대부분의 증거와 핵심 공범들이 모두 한국에 있다는 점을 한국 송환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았다. 만약 한국에서 기소돼 유죄를 인정받을 경우 한국 금융범죄 역사상 최장기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1조원대 펀드 사기를 저지른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 대표에게 징역 40년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권 대표의 형량은 최소 40년이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권 대표의 범죄인 인도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검찰이 경쟁하고 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한국이 유리한 입장이라고 평가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권 대표 체포 직후 몬테네그로 현지 언론에서는 미국이 먼저 인도를 요청했다고 보도했으나, 단 단장은 '한국이 맨 처음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단 단장은 테라와 루나 사태를 "조직적인 범죄"로 규정하면서 일부 사기 행각이 미국에서 발생하기는 했지만 권 대표가 저지른 대부분의 범죄는 한국에서 일어났다고 했다. 핵심 공범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를 비롯한 7명을 최근 기소한 단 단장은 권 대표가 한국으로 송환될 경우 비슷한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단장은 테라와 루나 사태가 전 세계에서 가상화폐 규정 강화 필요성에 관한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위한 적절한 보호를 마련하고 이러한 사건을 예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