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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8에 대해 궁금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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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검찰타임즈 작성일17-10-11 20:33 조회2,3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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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2일 미국, 일본 등 1차 판매 국가에서 아이폰8이 출시됐습니다. 저는 9월12일 발표 현장에서도 이 기기를 만났지만 당시에는 아이폰X에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아이폰8은 가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제일 비싼 최신폰'에 대한 수요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이폰X에 더 극단적으로 관심이 쏠리는 듯 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모든 기능이 아이폰X 위주로 언급되면서 아이폰8의 자리는 출시 전부터 더 애매해진 면이 있습니다. 아마 제대로 이야기된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럴 겁니다. 아이폰X을 빼고 아이폰8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아이폰8의 발표 이후 제가 많이 들었던 질문들 위주로 아이폰8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디자인은 아이폰7과 똑같은가


어떻게 보면 이 기기는 아이폰6부터 이어져 온 디자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물론 애플은 새로운 디자인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 아쉬울 수 있습니다. 6, 6S, 7과 8은 꽤 많이 다릅니다. 일단 뒷판을 강화유리로 덮으면서 전체적인 뒷모양이 달라졌습니다.


유리를 덮은 가장 큰 이유는 무선 충전일 겁니다. 기존 알루미늄 기반 소재는 전파나 자기장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선 충전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대체로 뒷판을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씌웁니다. 아이폰6부터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던 ‘절연띠’도 LTE와 무선랜, 블루투스 등의 전파 신호의 숨구멍 역할 때문에 꼭 필요했는데, 유리 때문에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어쩌면 이 디자인이 3년을 흘러 오면서 최적의 소재와 디자인을 찾은 듯 합니다.

 

골드 피니시의 뒷면입니다. 이전의 골드 피니시와 색 톤이 조금 다릅니다. - 최호섭 제공
골드 피니시의 뒷면입니다. 이전의 골드 피니시와 색 톤이 조금 다릅니다. - 최호섭 제공

 

단순히 유리만 덮은 것이 아니라 그 아래에 색을 표현했습니다. 유리 아래 표면은 7개 층으로 색을 칠해서 유리를 통해 매끈하게 색이 비춰지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애플 마크는 이전 아이폰7처럼 구멍을 뚫는 것이 아니라 금속을 증기 상태로 만들어서 붙이는 화학증착법으로 처리했습니다. 그냥 스테인리스 로고를 얇게 만들어 붙였으면 간단했을텐데 복잡한 기술을 더해서 표면에 이질감을 없앴습니다.


안타깝지만 이 매끈한 뒷면은 케이스를 덮으면 아이폰7과 거의 똑같아집니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디자인 차별성에 대해서 아쉽다고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아참, 아이폰8의 두께는 아이폰7보다 0.2㎜ 두꺼워졌습니다. 기존에 쓰던 케이스는 종류에 따라 조금 빡빡할 수 있습니다. 사실 디자이너로서는 케이스를 씌우지 않고 쓰길 바랄 겁니다. 하지만 충격에 대한 불안감을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7층으로 표면을 덧칠하고 화학증착법으로 로고를 새겼습니다. 케이스 씌우기는 좀 아까운 디자인입니다. - 최호섭 제공
7층으로 표면을 덧칠하고 화학증착법으로 로고를 새겼습니다. 케이스 씌우기는 좀 아까운 디자인입니다. - 최호섭 제공

 

 

그래도 애플은 아이폰8에 케이스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조심스럽게 던진 바 있습니다. 발표 키노트에서도 필립 실러 수석 부사장이 ‘가장 내구성이 좋은 유리’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강화 유리는 왜 가장 튼튼하다는 걸까요? 보통 강화유리는 표면의 이온 입자를 서로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그러니까 각 조직이 서로 손을 바꿔 잡는다고 보면 됩니다. 아이폰8에 쓰인 유리는 이온을 바꾸는 깊이를 더 두껍게 했습니다. 기존 유리보다 50% 더 깊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유리도 여전히 강화유리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집어던지면 깨지긴 합니다. 적어도 실수로 떨어뜨렸을 때 깨질 확률이 줄어도 마음이 한결 편할 겁니다. 긁힘에는 더 강하다고 합니다. 김 빠지는 이야기지만 케이스를 씌우지 않고 이른바 ‘쌩폰’에 도전하는 것은 ‘기기의 단단함’보다도 ‘마음의 단단함’이 더 필요한 듯 합니다.

 


성능은 아이폰X와 다른가


애플은 매년 새로운 프로세서를 발표합니다. 애플은 아이폰4와 함께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 ‘A4'를 처음 개발했습니다. ARM의 기술 라이선스를 받아 애플이 직접 아이폰, 아이패드에 맞춰 다시 설계하는 프로세서입니다. A 시리즈는 가장 적극적으로 설계자의 의도가 반영되는 칩이기도 합니다. 그 칩이 매년 한 단계씩 숫자를 끌어올려, 올해는 11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에 머신러닝, 생체 보안 등의 ‘인간미’를 더하면서 ‘A11 바이오닉’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A11 바이오닉은 6코어 프로세서입니다. 이전 세대 A10 퓨전 프로세서처럼 저전력, 고성능 코어를 더했는데 코어 개수는 2개 늘었습니다. 3+3은 아니고 저전력 코어 4개에 고성능 코어 2개로 구성됐습니다. 이전 세대 A10 퓨전을 비롯해 이렇게 혼합된 빅리틀(bigLITTLE)구조의 프로세서들이 대체로 상황에 따라 저전력과 고성능 코어 사이를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데,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는 저전력 코어 4개 위주로 작동하다가, 높은 성능이 필요하면 2개의 고성능 코어를 더해서 여섯개 코어가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부스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는 2+4 방식의 혼합 프로세서입니다. - 최호섭 제공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는 2+4 방식의 혼합 프로세서입니다. - 최호섭 제공

 

이 프로세서의 특징들이 아이폰X과 함께 설명되다보니 아이폰X 전용 프로세서처럼 비춰지는 느낌이 있는데, 사실 아이폰8과 아이폰X는 프로세서를 비롯한 컴퓨팅 성능은 똑같습니다. 아직 아이폰X에 들어간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의 정확한 작동 속도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애플이 특별히 속도를 비롯해 성능에 차이를 두지는 않을 겁니다. 이는 두 제품 사이의 관계를 보면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애플이 아이폰X과 아이폰8을 함께 발표하면서 아이폰8이 보급형, 아이폰X이 플래그십처럼 비춰지고 있는 분위기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애플이 이전에도 아이폰5s와 보급형 아이폰5c를 함께 내놓은 적이 있는데 그때와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아이폰8과 아이폰X 사이의 관계는 위 아래라기보다는 수평적인 관계에 가깝습니다. 애플 팀 쿡 CEO는 키노트에서 아이폰X을 두고 ‘앞으로의 10년’을 언급했는데 그 10년의 출발점은 기존 아이폰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애플은 새로운 홈 버튼 메뉴, 페이스ID 등 사용자 경험의 차이를 두었을 뿐, 기존의 아이폰 경험을 깎아내리지 않았습니다. 기능적으로는 아이폰X에 들어간 얼굴 인식용 트루 뎁스 카메라를 제외하고 두 제품의 기기적 성능, 소프트웨어적인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두 가지 제품이 함께 나온 것은 낯선 일입니다. 발표 현장에서도 조금 얼떨떨한 느낌이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애플은 아이폰8로 ‘지금까지 가장 좋은 아이폰’을 만들고, 동시에 아이폰X으로 ‘앞으로의 아이폰’을 만들어낸 듯 합니다. 대신 디자인과 입력 장치에 대한 선택권은 이용자에게 주는 것이지요. 대체로 꼭 필요하다 싶으면 무 자르듯 ‘단 칼’에 베어내는 애플이지만 10년의 경험을 단숨에 지우는 것은 큰 부담일 겁니다. 지금으로서는 가보지 않은 아이폰X보다 아이폰8이 더 나은 경우도 있을 겁니다.

 


카메라는 더 좋아졌나


사실 아이폰8의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는 잠깐 만져본 것으로는 아이폰7과 성능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제 프로세서 자체가 워낙 상향 평준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제품의 카메라는 꽤 다릅니다. 매년 아이폰의 카메라는 진화하는데 이번에도 센서에 변화가 있습니다. 센서의 다이 크기가 조금 더 커졌고 각 픽셀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개선됐습니다. 픽셀당 빛을 80% 더 많이 흡수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이점입니다.


일단 느껴지는 변화는 노이즈가 적고, 색 표현이 그만큼 더 풍부해졌습니다. 아이폰7플러스와 아이폰8플러스의 사진은 확실히 다릅니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은 차이가 큽니다. 기기적으로는 4k 해상도에서 1초에 60프레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도 눈에 띕니다. 이 역시 프로세서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8플러스와 아이폰X의 카메라 센서나 기능은 같지만 망원 렌즈의 조리개가 각각 f/2.8, f/2.4로 아이폰X의 망원 렌즈가 조금 더 빛을 많이 받아들이긴 합니다.

 

카메라 센서가 개선돼서 노이즈가 크게 개선되고 어두운 곳에서 사진 찍는 부담이 한결 줄었습니다. - 최호섭 제공
카메라 센서가 개선돼서 노이즈가 크게 개선되고 어두운 곳에서 사진 찍는 부담이 한결 줄었습니다. - 최호섭 제공
  

아이폰8의 사진이 아이폰7과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소프트웨어와 프로세서의 역할 때문이라고 봅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아이포노그래피(iPhoneograph)’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다른 제품들과 차이가 컸지만, 카메라 센서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이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질은 수준급으로 올라섰습니다. 벤치마크 테스트 등으로 아이폰보다 더 화질이 낫다는 평을 받는 제품도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폰의 카메라에서만 느껴지는 사진의 분위기는 뚜렷합니다.


애플이 사진의 차별점을 소프트웨어로 찾아가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듀얼 카메라를 아이폰7플러스에 적용하면서 카메라 두 개로 찍은 사진을 합성하는 인물 사진 모드를 넣었습니다. 이게 점차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적절한 상황에서는 일반 DSLR 카메라로 찍은 것과 언뜻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사진을 내어 주기도 합니다. 아이폰8로도 거의 비슷하게 찍을 수 있는데, 당연히 센서의 영향으로 화질이 더 나아졌습니다. 애플은 여기에 실시간 효과를 하나 더했습니다. 바로 인물사진 조명 모드입니다.


인물사진 모드가 애초 카메라 두 개의 초점을 다르게 맞춰서 찍고 피사체와 배경을 소프트웨어로 ‘따내는’ 기능입니다. 이를 이용해 인물을 깔끔하게 따 내고, 배경에는 특수 조명을 씌우는 겁니다. 마치 사진관에서 찍은 것처럼 골라냅니다. 어지러운 키노트 현장에서 찍었을 때도 꽤 잘 따냈는데, 아직 베타 버전이어서 일부 특수한 상황에서는 어색한 사진이 나오기도 합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최대한 얼굴 가까이 클로즈업해서 찍고 뒷배경이 하얀 곳을 피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기능이기 때문에 지난해 인물사진 모드처럼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해서 더 괜찮은 결과물을 빼 줄 겁니다. 그리고 이미 이 기능을 이용한 증명사진 앱, 혹은 합성사진 앱 등이 개발중입니다.


아참, 이 인물사진 조명 모드는 피사체를 골라내야 하기 때문에 아이폰8플러스의 뒷면 카메라에서만 됩니다. 아이폰X에서는 전면카메라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카메라는 하나지만 트루 뎁스 카메라가 3차원으로 피사체를 읽어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애플 제공
애플 제공
애플 제공
애플 제공

아이폰8의 역할은 무엇


시장의 관심은 아이폰8보다도 아이폰X에 쏠려 있습니다. 적어도 관심만으로는 아이폰8이 소외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불량 문제가 더 관심을 받는 듯 합니다. 아이폰X에 대한 관심은 아마도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갈증 때문일 겁니다.

 

‘늘 보던 것’에 대한 익숙함이 있지만 어쨌든 애플은 소프트웨어적으로 다른 경험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그 내용이 하드웨어에 반영됩니다. 이제 천지가 개벽할 만한 스마트폰 혁신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아이폰X이라고 해서 완전히 다른 경험을 당장 만들어낼 건 아닙니다. 지금으로서는 다른 생김새, 그리고 달라진 홈 버튼에 대한 시도에 가깝습니다.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던 시대도 끝났습니다. 스마트폰에 특별히 불편한 게 더 이상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죠.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그렇다면 익숙함 안에서 미세한 변화들, 그리고 남아 있는 작은 디테일 등이 가치를 갖게 될 겁니다. 아이폰7과 8의 차이도 그럴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의 아이폰X이 자리 잡기까지 안정을 주는 역할도 아이폰8에 달려 있습니다. 변화를 원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시장의 그 무엇인가를 담아내기 위한 방법인 셈입니다.


아이폰8은 지난 10년 동안 만들어온 애플의 아이폰 경험의 완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10년의 마침표로 보이기도 하지만 아이폰X과 홈 버튼 사이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무엇인가 안정을 남겨주기 위한 쉼표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그 급격한 변화에 대한 간극이 좁혀지는 시기는 아이폰X이 시장에 풀린 뒤에나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8과 10 사이의 ‘아이폰9’를 점쳐 봅니다. 홈 버튼은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출처/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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