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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영문법부터 스피치까지 유튜브 속에 교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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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타임즈 작성일17-03-15 00:38 조회3,9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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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2005년 등장한 세계 최대 무료 동영상 서비스다. 세계 10억명이 이용하는 영상 플랫폼인 만큼 콘텐츠 수준은 천차만별이지만, 국내 기준 구독자 수 10만명 넘는 채널이 600여개에 이르는 등 ‘정기구독’의 가치를 보장하는 영상도 제법 올라온다.

‘엄마보다 폰을 먼저 찾는’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이 눈엣가시지만, 모바일 시대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손바닥 안의 유튜브를 꽤 괜찮은 학습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통제하기보다는 부모가 유용한 학습 콘텐츠를 선별해 함께 공부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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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범박고 허준석 교사는 유튜브에 기초영문법부터 생활회화 등 무료 영어학습 영상을 올리며 ‘교육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허준석 교사 제공

 

‘영포자’ 구하는 유튜버 선생님

유튜브를 둥지 삼아 본격적인 영어교실을 차린 현직 교사가 있다. ‘열혈 유튜버’를 자처하는 경기 범박고 허준석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허 교사는 영어학습 동영상 ‘혼공’ 시리즈를 정기적으로 유튜브에 올린다. 허 교사가 올린 영어강의 구독자 수는 8000명이 넘었고 누적 조회수만 120만건에 달한다.

2008년 <교육방송>(EBS)에서 강의를 시작하며 ‘영상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된 허 교사는 “많은 학생들이 ‘영포자’가 돼 좌절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현직 교사로서 실제 공부에 도움을 주고 싶어 무료 학습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고 했다.

도서 산간 지역 등 교육여건이 마땅치 않은 곳의 학생들로부터 ‘영어가 재미있어졌다’는 등의 피드백을 받으며 사명감도 느꼈다. 하지만 공교육에 몸담은 교사가 학습 영상을 제작하는 데엔 용기가 필요했다.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자비를 들여가며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2012년 영어교육부문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허 교사는 지난해 유튜브 학습 영상 등 ‘재능기부’ 분야에서 인사혁신처장 표창도 받았다.

허 교사는 유튜브에 왕초보 기초영문법부터 중학생이 알아야 할 유형별 구문 독해, 영어상식, 생존영어, 여행영어 등 20분 안팎 알짜 강의를 올리고 있다. 재미는 물론 내용까지 충실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 ‘영포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초·중·고교생뿐 아니라 초보 공시생·토익준비생, ‘영어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싶은 중장년층도 수강생이다.

댓글을 통한 질문·답변도 유튜브 학습의 강점이다. 허 교사는 “영상 학습 뒤 실시간 질문이 가능한 게 큰 장점”이라며 “사교육 받지 않는 초교 5학년 학생이 중등 영어를 미리 공부하며 영문법 궁금증을 묻기도 한다”고 했다. “유튜브에서는 아이디(ID)가 수강생 나이와 이름을 대신합니다. 환갑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기초영문법’ 학습 뒤 생활회화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댓글을 달아주시죠.”

책 읽고 영상 보니 역사가 재밌어요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학부모 김희숙씨는 초등 3학년 자녀와 함께 유튜브 채널 ‘지니키즈 역사’, ‘이비에스 러닝’(EBS Learning) 등을 구독한다. 김씨는 “학창시절 시대별 사건을 무작정 외우기만 했던 역사 공부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대화식 구성, 다양한 사진 자료 등을 활용해 입체적”이라며 “아이가 위인전을 읽고 나면 해당 인물이 살았던 시대의 동영상 클립을 직접 검색·선별한 뒤 함께 본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 전기를 책으로 먼저 읽게 한 뒤 ‘지니키즈 역사’ 채널에서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검색해 함께 시청하는 방식이다.

집에서 부모가 주도적으로 책과 영상자료를 활용하면 아이도 보고 배운다. 학습영상을 함께 보면 대화거리에 교집합이 생겨 부모와 아이 모두 즐겁다. “지루할 틈 없는 살아있는 공부죠.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세계유산 백제’ 특별전 가기 전에는 온 가족이 미리 ‘계백 장군’, ‘백제의 멸망’ 등을 검색해 동영상 학습을 하고 갔어요. 그 시대의 사건, 인물에 대해 알고 가니 말 그대로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되더라고요.”

스피치 강자’ 되는 국어수업 아세요?

‘유튜브 학습’은 공교육 현장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경남 하동 금남고 정명규 교사는 2011년부터 유튜브에 올라온 ‘테드’(TED) 영상을 국어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세계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이 15분 동안 ‘나눌 가치가 있는 지식’에 대해 강연하는 테드는, 제한된 시간 안에 특정 주제의 핵심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말하기·듣기, 읽기와 쓰기 등 국어 교과목에 적용하기 좋은 자료다. 정 교사는 “경남과학고 재직 시절부터 학생들에게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테드 강연을 소개하며 ‘5년 뒤 내 모습’, ‘나의 롤모델’ 등에 대한 발표 수업을 시작했다”며 “반 전체가 화자-청자의 경험을 해본다는 점에서 ‘소통하고 배려하는 교육’”이라고 했다.

 

“졸업한 제자가 미국 세미나에서 데니스 홍 교수를 실제 만나 ‘테드 활용 국어수업에서 교수님을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답니다. 홍 교수가 그 말을 듣고는 즉석에서 고마움을 표현한 동영상을 찍어 메신저로 보냈어요. 유튜브 활용 수업을 통해 학교의 작은 교실이 세계 각 분야 사람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걸 다시금 느꼈죠.”

금남고로 학교를 옮긴 뒤에도 정 교사의 유튜브 활용 국어수업은 이어졌다. 교과서 읽다가 졸기 일쑤였던 국어시간이 ‘나만의 발표 무대’가 되자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교실 구석에서 말없이 늘 주눅 들어 있던 아이도 친구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다. 정 교사는 “처음엔 10분은커녕 3분 발표도 힘들어했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상 속 인물의 자신감 있는 표정과 목소리를 따라하고, 자신의 장래희망에 대해 고민하며 긍정적인 목표를 세우기 시작하더군요.”

첫 발표 때 ‘나’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던 학생들이 점점 세계관을 확장하며 공정무역, 적정기술, 난민을 돕는 방법 등으로 스피치 영역을 자유롭게 넓혀나가는 등 학교 밖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년 전부터는 정 교사를 비롯한 금남고 국어교사들이 주축이 돼 전교생 200명이 참여하는 ‘테드(TED)-금남 발표회’도 열고 있다. “10분 스피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말하기·듣기·읽기·쓰기 등 국어교과 전 영역을 고루 맛보며 학생들의 학습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부모가 선별해 아이와 함께 봐요

유튜브를 학습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나서서 옥석을 가려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성윤숙 연구위원은 “부모가 유튜브 등 영상 앱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습 콘텐츠를 검색·선별하는 작업은 반드시 부모가 하고, 먼저 영상을 추려낸 뒤 목록을 만들어 ‘하루 30분, 함께 공부하기’ 등 원칙을 세우는 것이 좋다.

유튜브 조회수 절반 이상이 모바일 앱에서 발생하는 만큼 스마트폰 사용 관리 역시 중요하다. 성 연구위원은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데이터 못 쓰게 차단할 거야, 스마트폰 뺏을 거야’ 윽박지르는 것이 아닌, 충분한 대화시간부터 갖고 ‘온 가족 스마트폰 사용규칙’ 등을 정하는 게 좋다”고 했다. “집안에 ‘스마트폰 보관함’을 만들어 온 가족 휴대폰을 모아두고 동영상 학습 뒤 아이와 눈 마주치며 이야기하는 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죠. 유해 콘텐츠 차단을 위해 유튜브를 ‘안전모드’로 이용하거나 ‘사이버안심존’ 및 통신사별 유해물 차단 앱 등 청소년 보호 프로그램 설치를 추천합니다.” 김지윤 <함께하는 교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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