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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인간다운 삶 원해.. 꿈을 꿀 수 없어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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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타임즈 작성일15-09-14 14:07 조회1,5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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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족들이 차가운 바다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더 많은 피난처가 필요합니다.’

13일 오후 2시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가 있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 플래카드를 든 시리아인 30여명이 섰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국내 거주 시리아인들이 자국의 참상과 자신들의 딱한 사연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선 이유였다. 이들은 시민단체 ‘피난처’의 도움을 받아 ‘세이브 시리아, 세이브 레퓨지스(시리아를 구하라, 난민을 구하라)’ 캠페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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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들이 1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며 호소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인간답게 살고 싶다” 울부짖은 시리아인들=이 자리에 모인 시리아인들은 담담하게 자신들의 속내를 털어놨다. 억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 들어차 있는 듯했다. 6년 전 입국한 마모드(34)씨는 바닷가에 엎드린 채 숨져 있던 에일란 쿠르디(3)의 사진을 보고 자신의 아이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일곱 살, 두 살, 6개월 나이의 세 아이는 현재 다른 가족과 함께 터키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다. 의식주만 겨우 해결될 뿐 제대로 된 교육은 꿈꿀 수도 없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고 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한국으로 가족들을 초청해 교육시키고 싶다”며 “지난 7개월간 가족들과 연락도 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아흐마드 카샤르(27)씨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인간적인 삶이다. 전쟁이 끝나면 시리아로 돌아가고 싶다. 일단 가족을 만날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아버지 사업을 돕기 위해 잠시 한국에 왔다가 난민 신청까지 하게 된 사연도 있다. 한국 생활 5년차인 함단 알셰이크(23)는 2010년 입국한 뒤 시리아 내전이 발발해 돌아가지 못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부모, 중학생인 둘째 여동생과 함께 사는 그는 현재 자동차 부품 무역상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성년이 되면서 따로 비자가 필요해졌지만 주일본 시리아대사관은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그가 제출한 여권마저 빼앗아갔다. 이후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했지만 인정되지 않았고 인도적 체류자 신분으로 지내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시리아 대통령 반대집회를 수차례 하고 현 정권 비판글을 올린 터라 시리아로 돌아가면 바로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1년간 난민 인정받은 시리아인 단 3명=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1994년부터 지난 5월까지 난민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모두 713명이다. 그중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3명에 불과하다. 577명은 현재 인도적 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

이날 캠페인에 참가한 쟈페르(45)씨도 인도적 체류자다. 그는 “이 땅에 머물게 해준 한국 정부와 우리를 도와주는 많은 한국인들께 감사한다”면서도 “터키 난민캠프에서 지내는 다섯 명의 아이와 아내가 나처럼 안전한 한국 땅에 와서 지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나 같은 처지의 시리아인 친구들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몸이 아파도 비싼 의료비 때문에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피난처의 이재린 간사는 “이들이 원하는 것은 가족을 만나는 것,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것, 교육을 받는 것”이라며 “그 누구도 난민이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니다. 세계적인 도움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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