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방호복을 입고 격리된 할머니와 화투를 치는 의료진의 사진이 화제가 된 가운데, 해당 의료진은 삼육서울병원 간호사로 밝혀졌다.

3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이 사진은 올해 간협이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에 출품된 것으로, 이날 한 네티즌이 자신의 트위터에 이 사진을 올리며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간협 관계자는 “지난 4~7월 출품작을 신청받았고 현재 심사 중”이라며 “사진을 찍은 이가 원내 게시판에 올린 걸 누군가 공유하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 속 93세 박 모 할머니는 지난해 8월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은 후 서울의 삼육서울병원 음압병상에 입원했다. 중등도 치매 환자였던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감염돼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고열로 기운도 뚝 떨어진 상태였다고.

당시 방호복을 입은 채 할머니의 앞에 앉은 의료진은 경력 7년 차인 삼육서울병원 이수련(29) 간호사로 알려졌다.

당시 고령인 할머니가 격리병실에서 적적해하고 힘들어하자 재활 병동에서 파견 나온 양소연(33) 간호사는 화투를 이용한 꽃 그림 맞추기와 색연필로 색칠하기를 제안했고, 이 간호사도 이에 동의했다.

양소연 간호사는 “치매에 보호자도 없이 홀로 병실에 계시는 게 너무 위험해 보였고, 입원 이튿날부터 놀이 시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진 속 주인공인 이수련 간호사는 “격리병상에서 환자가 말을 나눌 사람은 간호사밖에 없지 않으냐”며 “계속 졸기만 하는 할머니를 깨우고 달래 기운을 차리게 하는 방법이 없을지 궁리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이 간호사를 포함한 간호사 10여명은 서로 돌아가며 그림 치료를 멈추지 않았다고. 이들은 할머니의 식사 챙기기, 기저귀 갈아주기 등을 하며 할머니를 돌봤다. 이들은 할머니와 가족들 사이 영상통화를 주선하기도 했다.

할머니는 입원 기간 동안 코로나19 중증도에서 경증으로 증상이 호전된 할머니는 입원 보름 만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이 간호사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것은 저도 감염될까 두려운 일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환자들을 안심하게 배려하고, 잘 치료받고 퇴원하시도록 돌봐주는 것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간호사와 할머니의 사진은 1만5000명 이상이 공유한 상태다. 네티즌들은 “의료진들 대단하다”, “방호복을 갈아입고 화장실에 갈 시간이 없어 물을 아예 안 마신다는 현실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노력과 엄청난 배려” 등 감동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