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이지만 최근 들어 상쾌한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출근하는 것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생긴 짙은 안개에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뒤섞이면서 아침은 물론이고, 때로는 온종일 담배연기에 뒤덮인 것처럼 뿌연 하늘이 되기 일쑤입니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째 연속 충북 대부분 지역의 시정 거리가 1㎞ 이내인 안개특보가 내려졌습니다.

안개특보가 발효되지 않았지만 오늘(23일) 오전에도 짙은 안개가 드리워졌던 걸 고려하면 8일 연속 흐린 날씨가 계속된 셈입니다.

안개는 쉽게 말해 지표면에 닿아있는 구름입니다.

수증기가 응결해 공중에 떠있으면 구름이라 부르고 밑에 깔리면 안개라 부릅니다.

청주기상지청 김응식 예보관은 "영상 22∼24도에 달하던 낮 기온이 10도까지 떨어지며 일교차가 커졌고 복사냉각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안개 발생이 잦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세먼지도 공기를 뿌옇게 만드는 데 일조합니다.

미세먼지는 우리 주위에 항상 떠도는 먼지 중에 아주 작은 먼지를 말합니다.

크기에 따라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합니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지름)가 10(㎛) 이하, 초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먼지입니다.

마이크로미터는 미터(m)의 100만분의 1에 해당합니다.

머리카락의 굵기는 통상 50∼70㎛입니다.

안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주부터 일주일 사이 청주에는 3차례에 걸쳐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와 미세먼지(PM10) 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한종수 연구관은 "안개(수증기)가 끼면 공기중에 떠있는 미세먼지 입자가 잘 뭉쳐져 대기가 더 뿌옇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오랜 가뭄으로 잿빛 하늘을 씻어줄 비까지 내리지 않으면서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 박선희 연구사는 "비가 내리면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세먼지를 씻어내며 먼지농도가 어느 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올해는 오랜 가뭄으로 이마저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안개와 미세먼지가 뒤엉킨 날이 계속되면서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고, 출근길 차량이 거북이 운행을 하는 등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16일부터 최근까지 청주국제공항 짙은 안개로 저시정 경보가 내려지면서 출발하기로 했던 항공기 이륙이 무더기로 지연됐습니다.

이 때문에 항공기가 제때 출발하지 못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출근길이나 고속도로에서는 짙게 낀 안개 때문에 차량이 거북이 운행을 하기 일쑤입니다.

충북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관계자는 "새벽 시간 가장 안개가 많이 끼는 중부고속도로 서청주에서 오창까지 2㎞ 구간에서는 차들이 거의 제 속도를 내지 못해 40∼50㎞ 정도로 달린다"고 말했습니다.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모습이 흔한 가을 풍경이 돼버렸습니다.

충북대병원 민진수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며 "실외에서 운동 등 호흡이 가빠질 수 있는 신체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